그런 사람
계절에 한 번쯤, 혹은
해가 바뀌어 만나더라도
어제 본 듯, 곁에 있는 듯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세월에 어울리도록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
일희일비도, 서두름도 없는
늘 그렇고 그런 사람
함께 하였던 좋은 기억들
몇 개쯤은 나누어 지닌 사람
베스트 셀러보다는
스테디 셀러가 편하고
설탕도 크림도 없는
묽은 커피가 깊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멀리서, 나를 향하여
천천히 걸어오는 사람
시월의 어느 날
느린 음악, 흐린 불빛 아래
그런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