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저물어가는 날

BK(우정) 2021. 7. 19. 20:57

저물어가는

 

 

떠나간 계절은 돌아오지만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리

 

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낡은 의자에 털썩 앉으면

술잔에 가득 술을 부어

목마름으로 벌컥 넘기면

 

살아온 사연도 견뎌온 사연도

사라질 먼지들과 다를 있으랴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면

이상의 위로가 무슨 소용이랴

 

밖에 누군가 서성인다고

눈길을 보낼 이유가 무언지

곁에서 누군가 흐느낀다고

손길을 보낼 이유가 무언지

 

어둠으로 덮일 시간이라면

다시 일어서야 이유는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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