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글/우정 시선

안부

BK(우정) 2021. 7. 15. 18:12

 

 

 

안부

 

 

토요일 아침, 속을 풀러

단골 해장국 집에 들어섰는데

시간이면 오시던 노부부 커플

오늘은 할아버지만 혼자이시네

'어르신, 할머니는요?'

'지난 달에 먼저 보냈어

 

할머니가 잘라주시던 깍두기

할아버지의 가위질이 서툴러 보여

'제가 잘라드릴까요?'

'괜찮아, 이제 익숙해져야지

 

울컥, 뭔가 자꾸만 목에 걸려

반도 뜨고 일어서는데

식사 멍하니 앉아계시는 모습

'모셔다 드릴까요?'

'아녀, 테레비 보고 갈래

 

할아버지 마음은 벌써

할머니가 없는 빈집을 들어서시네

숙취 해소하려다가

취하고 싶은 아침

'그럼 먼저 갑니다

'그려, 운전 조심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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