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보다는 집 안에서 배달된 가정 간편식을 데워 먹는 사람들이 과거보다 많이 늘었다. 그런데 배달된 가정 간편식을 데울 때 전자레인지만큼 편리한 도구는 없다.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담은 용기를 가열하지 않고 열도 없이 음식만 데우는 특별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1945년 레이더를 주로 생산하는 미국 군수기업 레이시온의 사원 퍼시 스펜서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레이더를 연구하던 기술자였다. 그는 마이크로파를 발생시키는 장치인 마그네트론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작동하는 마그네트론 옆에 있다가 주머니에 있던 초콜릿이 녹은 것을 발견하였다. 스펜서는 마그네트론이 발생시킨 마이크로파가 범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몇 가지 음식 재료들을 이용해 실험하였다. 먼저 작동하는 마그네트론 바로 앞에 옥수수 알갱이를 놓았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자 옥수수 알갱이가 터지면서 팝콘이 되었다. 다음엔 계란을 놓았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자 계란이 터져 버렸다.
퍼시 스펜서는 연구를 계속하여 마그네트론이 발생시킨 마이크로파가 음식 속 수분의 온도를 올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마그네트론을 이용하여 음식을 데우는 장치를 고안해 내고 특허를 출원하였다. 퍼시 스펜서가 몸담고 있던 회사인 레이시온사는 퍼시 스펜서의 특허를 사들이고 1947년에 처음으로 전자레인지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다. 이렇게 해서 전자레인지가 세상에 탄생하였다.
전자레인지는 어떤 원리로 음식을 데울까?
마이크로파는 1mm에서 1m까지의 파장을 지닌 전자기파로 파장이 라디오파보다 짧고 적외선보다 길다. 전자레인지에서 발생하는 마이크로파는 파장이 약 12cm이고 1초 동안 약 24억 5000만 회 진동한다. 이런 마이크로파를 만난 식품 속 물 분자의 양전하를 띤 산소 원자와 음전하를 띤 수소 원자가 전기장 방향에 나란히 움직인다. 그런데 마이크로파는 진동하면서 전기장의 크기와 방향이 변하므로 진동에 따라 각각 물 분자가 반대 방향의 힘을 받아 회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웃한 물 분자들과 서로 밀고 당기며 충돌하는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런 물 분자의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하게 되고, 결국 식품의 온도가 올라간다.
반면에 유리나 도자기, 플라스틱 등 음식을 담은 용기는 마이크로파가 대부분 투과하기 때문에 가열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이크로파는 금속에 반사된다. 그래서 전자레인지 내부는 마이크로파를 가두기 위해 금속으로 덮여 있다. 음식을 금속 용기에 담거나 은박지로 감싸도 마이크로파가 반사되어 음식이 가열되지 않는다. 그런데 마이크로파가 음식에 흡수되지 않고 계속 금속에 반사되어 전자레인지 내부에 계속 쌓이면 전자레인지에 큰 부담을 주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은박지처럼 끝이 있는 금속에 마이크로파가 닿으면 전자가 끝에서 나와 불꽃이 튈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요리할 때 주의할 점
마이크로파로 가열하면 식품의 수분이 증발한다. 따라서 소시지나 계란 등 껍질이 있는 식품을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내부에 고인 수증기로 인해 갑자기 껍질이 폭발하듯 파열할 수 있다. 이런 식품을 조리할 때는 미리 껍질에 구멍을 내어야 한다. 또한, 수분이 증발하면서 식품이 건조해지는데, 이 때문에 고구마와 빵처럼 물기가 적은 음식을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면 뻣뻣하게 말라버려서 맛이 없다. 식품이 수분을 남긴 채 데우고 싶을 때는 식품에 물을 약간 뿌리거나 물을 적신 페이퍼 타월로 덮고 용기를 뚜껑이나 랩 등으로 씌우는 게 좋다. 반면에 이런 특성을 이용하여 눅눅해진 팝콘이나 땅콩, 김 등을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면 갓 구워낸 것처럼 바삭바삭하게 된다.
한편,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울 때 골고루 가열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전자레인지 안에서 마이크로파가 강한 곳과 약한 곳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식이 골고루 마이크로파를 받도록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회전판 위에 올려놓고 회전시킨다. 그리고 식품 성분 차이 때문에 골고루 가열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염분이 많은 식품은 소금 이온 때문에 마이크로파를 강하게 흡수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음식을 같이 전자레인지로 데울 때, 다른 식품들보다 염분이 많은 음식이 유난히 뜨거워질 수 있다. 또한, 조금 녹은 냉동식품은 표면의 물 분자만 마이크로파를 흡수하여 겉만 가열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얼음의 물 분자들이 서로를 잡고 있어 마이크로파가 닿아도 회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녹아 있는 부분만 마이크로파를 흡수하여 집중적으로 가열된 것이다.
이상, 출처;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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