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일상의 상식

코로나 장기전~ 요렇게 대처합시다~ 현장 의사의 말씀

BK(우정) 2020. 4. 10. 13:03

“꽃 구경을 하면서 산책을 하고, 친구들과 놀러 다닐 시간에 마스크를 끼고 거리를 두면서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많은 이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기온이 오르고 꽃이 만발하며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 지난 7일 과학콘텐츠 전문 포털 사이언스올에서 진행된 ‘사이언스 클래스’ 첫 강연에서는 현직 의사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를 소개하며 많은 공감을 얻었다. 스타 과학자들과 함께하는 라이브 과학 강연, ‘사이언스 클래스’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준비한 ‘2020 온라인 과학축제’의 일환으로 준비된 것이다.

 

‘세계는 지금 감염병과의 전쟁중!’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우창윤 내과 전문의는 인기 의학 유튜브 채널인 ‘닥터프렌즈’를 통해 유익한 의학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 중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에 따르면 의학계에선 이미 작년 말부터 “중국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돌고 있다. 전염력이 강해 중국 우한시는 패닉 상태”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이러한 전염병이 우리나라에 상륙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고. 우 전문의는 이어 “당시 걱정했던 것들이 모두 현실이 됐다”라며 “이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더 이상 의료진들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올바르게 알고 대처해야 일상과 사회를 모두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본격적인 강연에서는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시작됐다.

 

 

“코로나 바이러스, 생각보다 가까운 존재”

 

코로나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우리와 친숙한 존재다. 이미 ‘감기’라는 이름으로 흔하게 걸리는 질환 중 상당수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기 때문. 우 전문의는 “기존 감기의 10~30% 정도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경증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별한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어도 큰 어려움이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왜 이렇게 문제가 되는 것일까. 이야기는 월드컵 열기로 전 세계가 한바탕 들끓었던 2002년 당시로 돌아간다. 코로나 바이러스 중 하나가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넘어오는 과정을 통해 변이 되면서 폐렴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존재가 됐는데, 이것이 2002년 말부터 유행한 사스(SARS)다. 우 전문의는 “이전 코로나 바이러스들이 일으킨 증상이 단순 감기에 불과했던 반면, 사스 환자 중 20~30%는 혼자서 호흡을 하기 힘들어 인공호흡기를 달아야만 했다. 사망률도 10%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후 2015년에는 또 다른 변종인 메르스(MERS)가 발생했다. 메르스는 증상이 더욱 심각해 감염자의 절반 이상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사망률도 훨씬 올랐다. 이번에 등장한 코로나19는 앞선 두 사례에 비하면 치명률이 낮지만, 더욱 심각한 위기라는 분석이다. 이는 전파력이 엄청나기 때문으로, 전 세계 감염자만 100만 명을 훌쩍 넘을 지경이다.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사망자 수가 메르스와 사스를 합친 것보다 많아진 이유다.

 

국가마다 사망률이 각기 다른 이유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각국마다 치명률이 다르게 집계된다는 사실이다. 우 전문의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는 10% 수준, 전 세계 평균은 5.4%, 우리나라나 독일은 2%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태와 관련된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환자가 얼마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는가’다. 해당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의료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의사 및 간호사 인원수는 물론 중환자실의 여유, 인공호흡기의 개수 등은 모두 한정된 자원이다. 우 전문의는 “환자가 단시간 내 폭발적으로 증가해 사회의 수용력 한계를 넘었을 경우, 높은 사망률을 보일 수밖에 없다”라며 “이것이 바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병원에서 다루는 질병이 코로나19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염병 발병으로 인해 의료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가 넘어가면 다른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늘어나기 마련. 우 전문의는 이에 대해 “결국 사회 시스템 자체가 위험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가진 높은 전염력은 사태를 악화시키기 충분하다. 우 전문의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세포에 잘 달라붙도록 변이했다”라며 “또한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배출되는 숫자 역시 많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면봉 등을 통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독감) 환자의 코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숫자는 약 500만 개. 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무려 1억 2500만 개에 이른다. 인체 세포에 잘 달라붙도록 변이된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숫자까지 많으니 감염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바이러스, 생각보다 오래 물체에 남아”

 

때문에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급격한 증가세를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우 전문의는 이어 ‘어떻게 해야 감염을 줄일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역으로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과정을 고찰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코로나19 환자가 기침을 하는 과정에서 비말이 튀어나오는데, 이 비말 속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의 손과 접촉함으로써 감염이 이뤄지는 것이다. 우 전문의는 “주된 감염 경로는 손에 비말을 묻힌 상태로 얼굴을 만지는 것”이라며 “우리 피부는 생각보다 강력한 보호막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절대 뚫을 수 없다. 때문에 코나 입 등의 점막을 통해서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온다”고 부연했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지는 횟수가 1시간에 16번가량 된다는 사실은 그 위험성을 더해준다.

 

주목할 점은 바이러스가 생각보다 오랫동안 물체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하철 손잡이와 플라스틱 카트 손잡이에는 최대 3일, 택배 상자와 같은 두꺼운 종이에는 최대 하루까지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다. 편의점 등에서 자주 접하는 유리문의 경우 길게는 4일까지도 위험한 수준이다. 결국 우리가 외부에서 접하는 물체 대부분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 우 전문의는 “게다가 사람들이 공공시설 등에서 무언가를 만지는 위치는 다 비슷하기 마련”이라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지고 손을 최대한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스크, 등급 상관없이 효과 확실”

 

우 전문의는 마스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감염된 사람일지라도 마스크를 쓴다면 배출하는 바이러스 숫자가 굉장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특히 무증상 감염이 만연한 코로나19의 경우 더욱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우 전문의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바이러스를 뱉어내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증상과 관계없이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이로 인한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마스크 종류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결론은 1회용 덴탈 마스크의 경우에도 그 효과가 확실히 나타났다는 것. 우 전문의는 “작년 5000명의 의료진을 동원한 연구 결과 N95 등급 마스크와 일반 덴탈 마스크 둘 다 매우 효과적이었다”라며 “비록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는 하지만 비말에 의한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높은 등급의 마스크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희소식이다. 우 전문의는 “호흡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KF94 등급 마스크를 써서 마스크를 만지거나 자주 벗게 되는 경우가 있다”라며 “차라리 이런 분들은 호흡이 편한 덴탈 마스크를 통해 확실하게 전파를 막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본인에게 적합한 마스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 전문의는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대처법은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코로나19를 비롯한 모든 전염병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지 않는다면 점차 사그라들어서 사멸된다는 것. 그는 한국과학기술원의 최근 시뮬레이션 자료를 인용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활성화될수록 드라마틱하게 감염자 수를 줄일 수 있다. 비록 긴 싸움이 되겠지만, 사회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상, 출처; 사이언스타임즈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bd%94%eb%a1%9c%eb%82%9819%ec%97%90-%eb%8c%80%ec%b2%98%ed%95%98%eb%8a%94-%ec%98%ac%eb%b0%94%eb%a5%b8-%ec%9e%90%ec%84%b8%eb%8a%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