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살아가며
사랑하며
가까이 두는 것이
행복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리운 벗에게
편지 한 장이 만남보다 깊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정겹습니다
포근한 봄 바람보다
다소 스산한 겨울바람의
감촉이 좋으며
화사한 꽃보다
가을 나무의 단풍이 다가옵니다
먼 그대여
기다림보다
그리움이 더 애잔합니다
헤어짐보다
잊혀짐이 더 두렵습니다
살아가며
사랑하며
멀리 깊어만 갑니다
눈 덮인 먼산의 적막처럼
얼어붙은 호수의 심연처럼
자작나무 숲으로 가면
자작나무 숲으로 가면
흰머리에 조금은 창백한 얼굴이어야 해
숲과 어울리는 빛깔, 그 모습으로
한 켠에 기대어 앉아
자작자작 타는 가슴으로 살아온
세월 이야기를 나누어야 해
비바람에 시달린 날들
수도 없이 떨어진 잎새들의 노래
서럽도록 그리운 이야기들
떨어지고 뒹굴면서도
하늘로 하늘로 향한 삶의 의지
우아하고 초연한 모습, 그 이야기들
짙은 커피 한 잔으로
정원을 거니는 귀족, 자작이 되어야 해
友情 주병권, 1962년 충북 제천 출생, 교원, 한국문인협회 종로지부 (종로문협) 회원 및 이사, 은평 뉴타운 거주,
2019년 종로문학상 수상 (한국 문인협회 종로지부), 5호 시집, 살며, 사랑하며 (출판사 동행, 2019년),
작가 블로그, http://blog.daum.net/jb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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