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살아가자/일상의 상식

또, 코로나에 관하여...

BK(우정) 2020. 3. 14. 09:40

코로나19로 불안하신가요?
: 불안의 먹이감이 되지 않기 위해.


WHO, 미국 CDC, 영국 NIHS에 이어 독일총리도 궁극적으로 전세계 인구의 50%~70% 정도는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 한다. 전염성이 매우 높고,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이 새로운 감염병에 인구의 50% 이상이 감염될 것이라니. 어쩜 저렇게 태연스럽게 지구의 종말을 선언하는가? 과학적인 근거는 이렇다. 우리가 알다시피, 코로나19는 전염력이 매우 강한데다, 새로운 바이러스라 항체를 가진 사람이 없으니, 전인류가 다 감염될 수 있다! 다행히도, 감염된 사람 중 80%는 경증이며, 특히 20-30대는 증세가 거의 없다. 중증으로 발전한 사람 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망자는 65세 이상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다. 즉 생산활동을 하는 연령대의 사람 대부분에게는 그다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다. 몇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1) 그리 치명적이지 않다면서 왜 이렇게 난리인가? 지역봉쇄, 입국제한, 개학연기, 사무실폐쇄.


(2) 젊거나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감기처럼 지나간다면, 지금 이 불편은 할아버지/할머니를 살리기 위한 것인가?


(3) 그리 치명적이지 않다면서, 한국에 비해 중국/이탈리아의 치명률은 왜 이렇게 높은가?


이런 의문에 답해줄 언론이 있으면 좋겠지만, 한국 언론은 마스크가 크네 작네, 대만처럼 하라고 졸랐다가, 대만처럼 하니 사회주의라고 쏘아댔다가, 급하게 시행한지 하루밖에 안되었는데 ‘모르는 사람도 있네, 여전히 줄을 서네’ 등등 4세 아동처럼 징징대느라 바쁘다. 어쩔 수 없이 CNN, New York Times, BBC, CDC 자료를 직접 보고 스스로 답을 찾아본다. 이러려고 영어를 배웠나, 자괴감이 든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코로나19의 확산은 막을 수 없다. ‘코로나 사태를 종식시킨다’라는 건 없다. 감염병 관련 기관들은 감염을 ‘0’으로 만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각국 보건당국의 모든 조치는 전염속도를 늦추는 지연전략이다.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천천히 감염전파가 되도록 시간을 버는 것이 이 모든 난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CDC와 Dr.Harris의 작업을 참고한 분석에서 환자수가 천천히 증가하면, 병원/입원시설/의료진의 부족이 없이 모든 사람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빠른 자연증가를 방치하면 어느 이상의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우한과 이탈리아의 상황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중증환자를 치료하지 않기로 했다. 의료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살 수 있는 사람을 살리는데 집중해야하니까… 대구도 이런 상황으로 갈 뻔 했다. 아직 감염환자가 적은 광주와 서울에서 대구의 환자를 수용해주었고, 성당과 기업이 숙소를 경증환자 치료센터로 제공해주었기에 다행히 병원에서는 중증환자를 치료하는데 집중할 수 있다.


지연전략이 실패하면 할머니/할아버지만 죽는가? 그렇지 않다. 병원이 포화상태가 되면, 다양한 질병의 환자는 물론이고 교통사고 환자도 치료 못하고, 간단한 맹장염도 수술을 못해 복막염에 걸려죽을 수 있고, 아이가 다쳐도 치료받을 수 없고, 독감이 걸려도 치료를 받지 못해 어이없이 죽을 수 있다. 내가 건강해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거나 감기처럼 지나갔어도, 다른 사람들이 아프면 나 역시 의료시설이 없는 오지에 사는 꼴이 된다. 그래서, 일단 내가 아프지 말아야 하고 남에게 옮기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정말 내 생명을 지키려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아프지 않아야 한다. 나 혼자 KF94 마스크를 100만장 가지고 있어도, 지하철의 다른 모든 사람이 아프거나, 혹은 주문한 물건을 생산하고 배달을 하는 사람들이 아프면 (1) 100% 차단이란 없으니 나도 감염되거나 (2) 의료시스템이 붕괴해서 나와 가족이 아플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작은 병이나 사고로도 죽을 수 있다.


결국,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궁극적으로 환자 증가 속도를 늦추어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게 하던지, 혹은 사회가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붕과하던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의 불안은 내 손에 KF94 마스크 몇 장을 더 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위험을 낮추려면 건강한 나는 면 마스크를 쓰더라도, 오히려 감염에 취약한 조건에 있는 사람들에게 KF94 마스크를 줘야 한다. ‘나는 젊고 건강하니까 걱정 안해’라고 안심하고 침을 튀기고 다니면, 전염 속도를 증가시켜 다른 사람들을 죽게 만든다. 그리고 죽는 것은 나의 가족이 될 수도 있다. 입을 가리고, 손을 씻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에 더해 타인을 돕자. 기침을 하면서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해야하는 취약계층에게 생활비를 보조해줄 수도 있다. 부모님께 자주 전화해서 건강상태를 체크하거나,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친구의 상황을 체크하고 돕는다던가. 이 모두가 우리 사회를 위한 길이다.


불안에 냅다 달리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자. 이것은 2인3각 게임이다. 다만 5천만명이 한번에 발을 묶고 뛴다. 내가 우사인 볼트라도 옆 사람들이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나도 넘어질 수 밖에 없다. 바이러스는 인종과 국경을 가리지 않으니, 전 인류의 2인3각 협력게임이다. 불안에 잡아먹히지 않는 생존전략이다. 


이상, 어느 의식있는 의사의 전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