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는 사람을 닮은 가사 도우미 로봇 '앤드루'가 등장한다. 앤드루는 원래 딱딱한 금속으로 만들어졌지만 부드러운 인공 피부로 대체되면서 점차 인간의 모습을 갖춰간다. 사람을 닮은 로봇이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최근 국내외에서 따뜻한 사람의 손을 가진 '소프트 로봇'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사람과 같은 촉감을 가진 로봇이 수술실에서 메스를 들고 환자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부드럽고 온기 있는 로봇 손
로봇 손이 사람 손 수준이 되려면 무엇보다 '촉감'이 중요하다. 로봇이 비슷한 크기의 토마토와 야구공을 각각 똑같은 힘으로 쥐면 토마토는 터지고 만다. 손에 쥔 게 어떤 물건인지 알아야 손에 얼마나 힘을 줄지 결정할 수 있다. 현재 휴보(HUBO)나 아시모(ASIMO) 같은 인간형 로봇은 이런 능력이 없어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사람과 악수를 한다. 사람의 손 모양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손을 오므리기 때문에 로봇 손 위에 사람이 손을 포개야 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질량힘센터의 김종호 연구원은 "현재 로봇 기술은 시각과 청각 능력은 어느 정도 사람을 따라가고 있지만 촉각 기능은 개발이 까다로워 구현이 쉽지 않다"며 "인간형 로봇의 핵심은 사람처럼 1㎜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정교한 촉감 센서의 개발"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촉감을 느끼는 방식을 모방한 피부 센서를 개발해 로봇 손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지난 3일 숭실대 김도환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희태 교수 공동연구팀은 사람 피부처럼 가벼운 자극뿐 아니라 물건의 무게까지 감별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인간의 촉각세포가 외부 압력을 감지하는 원리를 모방한 고분자 신소재를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촉각 센서를 탑재한 전자피부로 로봇 손을 제작하면 한의사처럼 사람 맥을 짚어 병을 진단하는 '로봇 의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처럼 열과 압력을 동원해 촉감을 느끼는 로봇 손도 등장했다. 사람이 물건을 잡으면 손에서 나온 미세한 열과 압력이 물건으로 갔다가 반사돼 돌아온다. 이를 감지해 촉감을 구분한다. 지난해 1월 미국 로봇팔 전문기업 신터치(Syntouch)는 열과 압력을 방출하는 로봇 손을 개발했다. 로봇 손은 부드러운 섬유에서 딱딱한 돌까지 500가지가 넘는 사물을 구분할 수 있다. 서울대 김대형 교수는 2015년 얇은 히터를 넣어 사람 체온과 같은 온도를 띠는 전자피부를 만들었다. 이것을 로봇 손에 입히면 악수를 해도 거부감을 덜 느끼게 된다.
◇토마토 얼마나 익었는지도 감별
사람과 같은 로봇 손 개발의 최종 단계는 '촉각 지능' 구현이다. 손의 촉감만으로 물건을 다루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현재 로봇은 물건을 손에 쥐는 것까지는 잘하지만 손안에서 물건의 위치가 바뀌면 쉽게 떨어뜨린다. 촉각 지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사람은 눈으로 보지 않고도 손으로 물건의 재질과 무게를 파악하고 흔들려도 다시 잡을 수 있다.
촉각 지능을 가진 로봇 손 개발도 진행형이다. 미국 코넬대 후이찬 자오 교수는 지난해 발광다이오드(LED)의 빛 변화로 촉감을 감지하는 로봇 손을 만들었다. 손가락을 감싼 LED 튜브는 물건을 집을 때마다 빛의 형태가 변한다. 로봇은 LED의 빛이 달라지는 것을 통해 물건의 재질과 강도를 알 수 있다. 연구진은 "토마토의 무른 정도를 감별해 얼마나 익었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로봇연구소인 코로랩(CoRo Lab)은 지난해 손에 쥔 물건이 미끄러지는 것을 감지해 손을 더 꽉 쥐도록 하는 로봇 손을 개발했다. 사람의 피부에 있는 감각기관이 압력과 미세한 진동으로 미끄러짐을 감지하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로봇 손이 우유팩을 흔들어서 남은 우유의 양을 가늠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상, 출처; 조선 비즈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6/20170406000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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