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문
오랫동안 칩거하였던 그 문을 나섰을 때
햇살에 눈이 부셨고 바람은 싱그러웠다
들판을 거리를 자유로이 떠돌았고
아지랑이와 멀리 나르는 민들레 홀씨
짙다 못해 검어진 녹음을 보았다
그리고 젊고 잘생기고 수려하게 늙어가는
아름다운 이들을 만나 우정을 나누었다 이제 씨앗을 떠나 보낸 민들레는 시들고 짙은 녹음은 땅 위로 낙엽들을 뿌린다 아름다운 이들의 눈은 총기를 잃어가고
곁의 사람들은 각자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들판을 지나 지친 몸으로 돌아온 나는
칩거하였던 곳으로 돌아가려 한다
햇살을 만났던 그 오래된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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