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빛은 가시광선, 물리학에서의 빛은 모든 파장에서의 전자기파로 익숙합니다. 조금 더 들어가면, 고전 물리학에서의 빛은 파동성을 갖는 전자기파, 양자 물리학에서의 빛은 입자의 특성까지 더해진 이중성을 갖죠. 다만, 디스플레이의 빛을 설명하는 데에는 가시광선으로도 충분합니다. 가시광선의 경우, 사람과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도 있으므로 좁은 범위에서는 420nm ~ 680nm, 넓은 범위에서는 380nm ~ 800nm 정도로 논의되며, 저는 습관적으로 380nm ~ 750nm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가시광선 덕분에 우리는 사물을 볼 수 있죠.
먼저 빛의 옛날 이야기를 해볼까요? 현재에 이르기까지. 기원전 그리스와 헬레니즘 시대의 학자들, 그리고 1600년대의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 등이 빛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왔으며, 1700년 전후에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아이작 뉴턴이 빛에 대한 체계적인 실험과 결과를 발표하며 학술전인 토론의 불을 당겼습니다. 그는 빛의 회절, 스펙트럼 등 흥미있는 실험과 더불어 빛의 입자설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호이겐스로 더 쉽게 불리어지는 네덜란드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는 1690년에 발표된 빛에 관한 논문에서, 빛의 파동설과 함께 빛의 전달 매질로 우주 공간에 있는 ‘에테르’라는 물질을 제시합니다. 지금은 없는, 아니 있지도 않았던 물질이죠. 그는 빛이 서로 교차할 때 입자라면 충돌로 인하여 왜곡되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는 점으로 빛의 파동성을 강조하죠. 사실, 입자설과 파동설은 학술적 근거보다도 명성에 의해 우세가 결정되었죠. 당연히 뉴턴 쪽으로.
그러다가 19세기에 영국의 과학자인 토머스 영이 빛의 간섭에 관한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입자설에 관한 확실한 반론을 제시하죠. 즉, 두 파동이 중첩되면서 보강 간섭과 소멸 간섭이 일어나고 줄무늬를 만드는 현상입니다. 1803년, 런던 왕립 학회에서 발표된 실험 결과는 학계의 권위에 부딪쳐 가로막히나, 1818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프레넬의 빛의 회절 현상에 관한 논문과 1850년, 역시 프랑스의 물리학자, 레옹 푸코가 빛의 속도를 측정하면서 토머스 영의 파동설이 받아들여집니다. 레옹 푸코는 지구의 자전을 실험으로 증명한,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푸코의 진자’, 그 푸코가 맞습니다.
1845년에 영국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는 빛과 전자기와의 연관성을 제시하였고, 1867년, 영국 과학자 맥스웰은 전기와 자기의 인연, 즉, 둘의 상호 관계에 의해 파장, 즉 전자기파가 발생되고, 그 속도가 빛의 속도와 일치함을 확인합니다. 그는 전자기파가 빛이라는 점을 증명하였고, 이로써 빛의 파동설은 더욱 확고해집니다. 또한 그는 여러 전자기 이론들을 수식적으로 정리한 맥스웰 방정식으로 전자기학의 토대를 마련하죠. 아인슈타인은 맥스웰의 성과에 대해, ‘뉴턴 이래로 가장 훌륭한 업적’으로 평한 바가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이 아닌 광전 효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죠. 그런데, 광전 효과는 1887년에 독일의 물리학자인 헤르츠가 발견하였습니다. 주파수의 단위로 사용되는 헤르츠, 전자기파의 존재를 실제로 증명한 그 헤르츠가 맞습니다. 다만, 그 당시에는 광전 효과를 파동 현상의 하나로 생각했죠. 그런데 빛에 의해 방출되는 전자들의 수가 빛의 세기가 아닌 진동수에 비례하며, 전자가 방출되기 시작하는 임계 진동수가 있다는 점은 빛의 입자, 즉, 광자의 존재로서만 설명이 가능합니다. 결국, 아인슈타인은 빛의 입자설을 다시 부활시킵니다. 그는 빛의 입자와 파동의 2중성, 이를 통하여 양자역학의 시작을 알리며, 192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이후로, 빛에 관한 입자와 파동, 그 2중성은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빛을 떠나서,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입자성과 파동성을 가집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는 한쪽 특성만 확연하게 드러날 뿐이죠.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1900년에 플랑크 상수와 복사 법칙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양자(quantum)라는 개념을 최초로 정의하였고, 프랑스의 물리학자 루이 드 브로이는 1920년대, 즉, 양자역학의 개척 시대에 플랑크 상수를 기초로 물질파 개념을 발표하며, 전자는 입자일 뿐만 아니라 파동임을 제시합니다. 이는 양자역학의 입자와 파동의 2중성 개념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죠. 1927년, 미국의 물리학자인 데이비슨은 전자의 파동성, 즉 회절 현상을 발표함으로써 빛을 포함한 물질의 2중성에 쐐기를 박게 됩니다. 결국 빛은 입자와 파동입니다. 광자들의 움직임이며, 전자기파입니다. 지금까지의 디스플레이 원리나 기술은 파동으로써의 빛이 더 편했습니다만, 양자점(Quantum Dot, QD)을 활용하는 디스플레이가 활발해지면서 입자로써, 그 2중성으로써 이야기들은 더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이제, 빛의 속성을 살펴볼까요? 빛은 직진성이 있습니다. 빛은 언제나 공간상의 가장 짧은 거리를 택하여, 초속 30만km로 진행합니다.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질 때에도 실은 공간이 휘어질 뿐 빛의 직진성은 유지됩니다. 다만, 빛은 다른 매질로 들어갈 때 속도가 바뀝니다. 매질이 바뀌면 빛의 속도도 달라집니다. 즉, 이는 굴절률(n)로 표현되는데, 특정 매질에서의 빛의 속도(v)는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c)를 굴절률로 나눈 값, 'v = c/n'입니다. 따라서 굴절(refraction)은 빛이 다른 매질로 들어갈 때 속도가 변화되면서 꺾이는 현상이며, 스넬의 법칙(Snell’s law)으로 설명됩니다. 스넬의 법칙은 빛이 서로 다른 매질의 경계면에 비스듬히 입사를 할 때 입사각과 반사각, 그리고 굴절각들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식으로, 굴절이 일어나는 정도는 각각의 굴절률이 아닌 두 매질의 굴절률의 비에만 의존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빛은 매질에 반사(reflection)도 되고 투과(transmission)하기도 하며, 또한 흡수(absorption)되기도 합니다.
반사는 빛이 물질 표면에서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 투과는 빛의 에너지, 즉, 광자(photon)의 에너지가 물질의 금지대 폭(band gap) 에너지보다 작아서 통과하는 것, 그리고 흡수는 광자의 에너지가 금지대 폭 에너지와 같거나 클 때 발생합니다. 빛이 좁은 틈을 통과하게 되면 빛의 파동이 그 뒤편으로 전달되며 퍼지는 현상이 생기는데, 이를 회절(diffraction), 우리말로는 ‘에돌이’라고 하죠. 회절은 빛이 장애물을 만나면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로, 빛뿐만 아니라 물결파, 음파 등 모든 파동에서 일어납니다. 다만, 파장이 틈의 간격에 비해 클수록 더 많이 일어나게 되죠. 두 개 이상의 빛이 만나게 되어 발생하는 간섭(interference) 현상도 회절의 일종으로 보기도 합니다. 간섭이 일어난 빛은 상쇄, 혹은 소멸(destructive)되기도, 보강(constructive)되기도 하죠. 빛의 산란(scattering)은 물질의 표면과 충돌한 빛이 다양한 방향으로 갈라져서 진행하는 현상입니다. 이상과 같이 빛과 물질과의 상호 작용은 여섯 가지, 즉, 굴절, 반사, 산란, 투과, 회절, 흡수로 구분됩니다.
다음으로 빛을 생성하는 광원을 보죠. 앞서 설명한 바 있지만, 빛을 내는 방식에는 2가지가 있습니다. 즉, 열 방사(thermal radiation)과 발광(luminescence)이죠. 열 방사는 물체의 온도가 올라가면 빛이 만들어지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태양의 표면 온도는 6,000K 정도로 가시광선이 많은 전자기파를 발생하며, 이보다 온도가 낮은 백열등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는 10% 정도가 가시광선이고 나머지는 적외선 영역입니다. 보통 흑체 방사 스펙트럼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흑체(black body)는 외부로부터 오는 빛을 완전히 흡수하였다가 다시 방출하는 물체이며, 실존하지 않는 가상형 물체이기도 하지만, 흑체와 유사한 물질들은 종종 있습니다. 밤하늘의 별들이 대표적이죠. 흑체 방사 스펙트럼이란 이런 흑체의 온도 변화에 따라 방출되는 빛의 스펙트럼을 말하며, 낮은 온도에서는 적외선 영역의 빛이 나오고, 온도가 올라갈수록 짧은 파장쪽으로 이동하여 파란색, 그리고 자외선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즉, 빨간색보다 파란색의 불이 더 뜨겁죠.
그리고 발광은 높은 온도 상태가 아니라, 낮은 온도에서도 외부로부터 공급된 에너지가 빛 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급 에너지가 물질의 금지대 폭 에너지보다 클 경우,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이 여기(excitation)되었다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서 빛을 만들어내는데, 이 때 빛의 파장은 금지대 폭의 에너지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이러한 발광(light emission) 현상은 여기 에너지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되며, 특히 음극선, 전기장, 광자 에너지를 사용한 경우를 각각 음극 발광(CL), 전계 발광(EL), 그리고 광 발광(PL)이라고 하며 디스플레이의 동작 원리로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
발광은 다시 2가지로 구분되는데, 형광(fluorescence)과 인광(phosphorescence)입니다. 즉, 전자가 에너지를 받아 높은 에너지 준위로 올라갔다가 바로 낮은 준위로 내려오면서 빛을 내는 것이 형광이고, 높은 준위로 올라간 전자가 또 다른 높은 준위로 이동 후 낮은 준위로 내려오면서 빛을 내는 것이 인광입니다. 형광의 경우 에너지 방출 시간이 마이크로, 나노 초 정도로 매우 짧은 반면에 인광의 경우는 밀리 초, 혹은 수 초 이상으로 긴 편입니다. 이 외에도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생물, 화학 발광원들, 즉, 반딧불이나 플랑크톤 등도 흥미로운 광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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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생각해보기
a. 빛, 전기장, 자기장, 그 3각관계?~는 무얼까?
b. 빛의 파동성과 입자성, 각각의 특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 일례들도 함께 생각해보자
c. 빛을 연구하고 실험한 과학자, 한 분이라도 그 자취를 깊이 따라가볼까
# 수식과 이론,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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